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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시골살이 :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 난생처음 시리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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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난생처음 시골살이 :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 난생처음 시리즈 6
저자: 은는이가
출판사: 티라미수
출간일: 2/17/2023
페이지: 240쪽
무게: 312g
크기: 124*188mm

SKU: ISBN 9791169518161 Category:

Description

[책소개]
“살아온 날들 중에 요즘이 제일 좋아.”
떠나보지 않으면 나를 만날 수 없고
살아보지 않으면 그곳을 알 수 없지.
지금 우리는 시골로, 삶으로 한 발 더 깊이 들어가는 중입니다

리틀 포레스트, 러스틱 라이프, 오도이촌 같은 말이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적한 공간, 문을 열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자연,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원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엉뚱한 이유로 시골행을 택한 부부가 있다. 그들이 시골로 향한 이유는…… 다름 아닌 ‘집’이었다. 남편은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아내는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로망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도시에서 나고 자란, 뼛속까지 도시인인 그들은 그렇게 용감하게도(혹은 무모하게도) 하루아침에 치킨 배달도 안 되는 시골에 둥지를 튼다.

변변한 자본도 없이, 이렇다 할 연고도 없이 ‘일단 난방비가 많이 안 드는 남쪽으로!’라는 기준 하나만 가지고 집 지을 땅을 찾는 모험을 시작한 그들 앞에는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생각지도 않았던 시골살이 여정에서 그들은 낙관주의를 둘러쓴 낭만을 만끽하고(‘세상에, 여기저기 널린 것이 다 먹는 나물이라니!’, ‘내가 덖은 차가 이렇게 맛있다니, 나 금손인가?’, ‘시골에서 이렇게 개 키우고 요가 하면서 살면, 이효리가 부러울쏘냐?’), 생전 처음 겪는 불편함에 당황하기도 하고(‘시골 모기 너무 강력한 거 아닙니까?’, ‘3시 반 이후에는 읍내로 나가는 버스가 끊긴다고?’, ‘마을에 쓰레기 수거차량이 안 들어온다고?’), 시골에 흔치 않은 젊은이인 탓에 쑥덕거림과 오해를 사기도 한다(‘여편네가 밥은 안 하고 어딜 저리 싸돌아다니나’, ‘어느 나라에서 온 노동자인가?’, ‘신용불량자인가?’, ‘애를 낳아야지, 쯧쯧’). 어느 날은 봄빛처럼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가 다음 날이면 겨울 추위 못지않은 꽃샘추위가 찾아온 것 같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하루. 그 안에서 부부는 차근차근 집만이 아니라 삶도 지어나간다.

빠르고 바쁘고 편리한 도시, ‘집은 역시 아파트’를 외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짝, 아니 크게 이탈한 그들에게 시골은 몰입과 발견과 모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시골에서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스치듯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자연 속에서 나를 잊고 몰입하고, 낯선 환경과 느릿한 여유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며,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숨 고르며 모색하는 책 속 발걸음을 따라가보기 바란다. 머릿속에만 있던 시골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무엇이 내게 행복과 긍정을 가져다주는지 새삼스레 알 수 있을 테니.

[목차]
프롤로그_시간을 벌어서 낮잠을

1장_대체로 좋고 가끔 나쁘고 때때로 이상한, 시골에 삽니다
내가 이효리는 아니지만
시골에는 거지가 없다
공짜 좋아하세요?
남편의 로망이 만들어준 친구들
슬기로운 시골 생활
이상한 사람과 이상한 사람
없는 게 많아서 재주가 늡니다
오일장의 불꽃놀이

2장_ 멀리서 발견한 가까운 행복
우리는 안전하게 망해가고 있었다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을 꿈꾸며
낙원을 찾아서
나침반이 없는 우린 자주 길을 잃지
떠나보면 알 거야, 나를

3장_내 손으로 집을 짓는 모험
사과 한 알과 초코파이 한 상자의 동상이몽
피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며 천천히
이 집이 네 집이냐
내 땅이 생기는 건 한순간
사랑할 준비
집 설계는 맞춤옷처럼
자존감에도 적정 수위가 필요해
둘째 돼지의 수업과 셋째 돼지의 지붕
그래도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무화과는 벌도 나비도 없이
대체불가, 고요한 크리스마스
난생처음 내 집과 생애 마지막 퇴사

4장_끝나지 않은 여행
웅크리지 않고 파도에 몸을 맡기면
제 이야기는 제가 할게요
친애하는 나의 작은 냉장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진짜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에 숨어 있어
시간 능력자를 위한 지침서
시골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

[출판사 서평]
‘내 손으로 집을 지을 결심’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My First & Only House, 집을 짓고 삶을 짓다

인테리어 시공을 하면 10년은 늙고, 집을 지으면 수명이 단축된다고들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시골에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는 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고생길이다. 시골에 빈 집이 많다고는 하지만 적절한 크기에 적절한 가격의 터를 찾기는 어렵고(시골 땅은 보통 평당 가격이 낮으면 천 평, 만 평 단위로 팔고 크기가 아담하면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이거다!’ 싶어서 가보면 지도나 사진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치명타가 숨어 있기 마련. 그렇기에 시골집이나 땅을 사려면 번번이 허탕을 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과 뚝심이 필수다.

땅만 구한다고 고생 끝, 행복 시작일까. 그럴 리가. 그때부터 또 다른 가시밭길이 열린다. 한번 해놓으면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꼼꼼함이 필수인 데다 업계에 만연한 납득하기 어려운 관행에 예상치 못한 지출까지, 뭐 하나 쉬운 일이 없고 매일이 스펙터클한 사건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때 얻는 성취감과 자존감도 남다르다. 집 짓기만이 아니라 시골살이는 전반적으로 스스로 움직여서 필요를 채워야 한다. 어렵고 답답할 때도 많지만, 다른 누구에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가는 그 맛이 시골살이의 또 다른 매력 아닐는지.

“여기 시골에서
내 시간의 주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가치로 하루를, 한 달을, 인생을

저자 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명 ‘은는이가’에도 이러한 주체성이 담뿍 담겨 있다. 어떤 단어라도 ‘은/는/이/가’를 만나면 주어로 완성되듯 다른 것에 나를 내맡기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가자는 다짐을 표현한 셈. 이 같은 지향성은 책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천생 도시인이, 그것도 은퇴 후 지긋한 나이가 되어서가 아니라 한창 젊을 때 시골에 자리를 잡고 산다는 건 다양한 외부의 시선과 평가와 우려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비슷비슷한 친구들의 인생 경로, 세상과 부모의 기대에서 벗어나야 하니 말이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불안을 동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책은 숨 가쁜 그 대열에서 한 발 떨어져서 자신의 속도로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해방감에 대해 넌지시 말한다. “시골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벌기에 참 좋은 곳”이라면서. 그렇게 번 시간에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자기만의 단단한 가치를 만들고, 땅속에 뿌리를 내린 듯한 안정감을 느끼고, 고유한 무늬를 가진 인생을 한 땀 한 땀 이루어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남는 장사 아닐까.

“삶은 끝나지 않는 여행”
완결이 아닌 과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면……
지금 이곳에서 충실하게, 서툴지만 자유롭게

공간은 중요하다. 어디에 사느냐는 그 사람의 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어느 곳에 정착했다고 해서 우리 삶은 그대로 고착되지 않는다. 삶은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고 수많은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책과 같기 때문이다. 험난한 과정을 뚫고 자신들에게 꼭 맞춤한 집을 짓고도, 낯설기만 하던 시골 생활에도 원만히 적응하고도 저자의 삶은 여전히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의 버킷리스트를 채우고 지워나가기에 여념이 없다. 대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허투루 이곳이 아닌 저 너머를 꿈꾸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지금 이곳에서 충실한 가운데, 나에게 더 어울리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뻗어나가고자 궁리한다.

책은 대체로 좋고 가끔 나쁘고 때때로 이상한 시골 마을로 이끄는 일종의 초대장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될 것은 대책 없는 낙관이나 냉소 섞인 비관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행복, 다양성을 포용하는 시선,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인생의 방향 같은 것이리라.

책 속에서

7년 전 꽃샘추위가 한창이던 이른 봄, 우리는 이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남편과 내가 사는 지역은 무화과, 고구마가 많이 나고 인구가 적기로도 유명하다. 우리 집은 그중에서도 스무 가구가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의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편의점이라도 다녀올라치면 걸어서 두 시간은 족히 걸리는 이른바 깡촌이지만 그래도 인터넷과 택배 서비스는 닿으니 ‘자연인’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 없이 하루도 못 사는 뼛속부터 도시인인 우리가 시골에 정착할 생각을 한 이유는 ‘집’이었다. 남편은 직접 집을 짓고 싶어 했고 나는 이사 다니지 않아도 되는 마당 있는 집을 원했다. 그러니까 시골은 우리의 다소 ‘엉뚱한’ 필요가 맞아떨어진 곳이었다.
—「프롤로그_시간을 벌어서 낮잠을」중에서

마담 JD는 가이드가 되어 봄나물과 함께 많은 얘기를 들려주셨다. 먹는 풀이 이렇게 많다니 이걸 다 맛보기 전에 봄이 끝나버릴 것 같아 흥분과 조바심이 교차했다.
“비탈 아래에 길쭉한 잎사귀가 쪼르르 달린 거 보이지? 그건 뿌리를 먹는 둥굴레여. 근디 그거 먹으면 머리칼이 허옇게 센다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안 먹어.”
“우와, 저게 차로 우려먹는 그 둥굴레예요? 그런데 어르신들 머리칼은 이미 하얗지 않아요?”
“그라긴 하지. 아무튼 우리는 안 먹어.”

둥굴레차를 좋아하는지라 귀가 솔깃해졌다. 앞이 막힌 보라색 고무 슬리퍼를 신은 마담 JD 뒤를 쫓으니 어느새 길도 없는 뒷산 중턱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등산화에 등산복까지 갖춰 입고 오를 법한 산인데 마담 JD는 슬리퍼 안에 들어간 흙을 이따금 탁탁 털면서 이 바위에서 저 바위로 날다람쥐처럼 날아다니셨다. 도착한 곳은 코끼리 고사리와 검푸른 두릅이 나는 비밀 지대. 이런 고급 정보는 외지인에게 절대 알려주지 않는데, 이제 막 마을에 들어온 새댁을 끌고 다니며 일일이 알려주셨으니 보통 특혜가 아니었다.
—「1장_공짜 좋아하세요?」중에서

베를린에서 처음 한인 마트를 갔을 때 주인아저씨는 여기서 정보도 얻고 편하게 지내려면 한인 교회에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그렇지만 가장 조심해야 할 상대 또한 한국인임을 명심하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한국을 어렵게 벗어난 사람들이 만든 또 다른 한국, 종교에 대한 믿음조차 없는 내가 그 안에 들어가야 하나 어쩌나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혼란스럽고 아이러니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관념, 부모와 사회가 정한 옳음과 기대를 내려놓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아닌 텅 빈 몸이 되어서야 남편은 자기 자신으로 가득 채워졌다. 생각해보면 독일행은 예술학교에 가고 싶은 나의 의지였기에 이곳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1년여 지내보니 어떤지, 또 2년의 어학 공부를 마치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이따금 남편의 생각이 궁금하기도 했다.

“좋은 나라에 살아보니 잘 사는 게 뭐고 어떻게 살면 행복한지 알 것 같아. 그걸 우리나라에서 해보고 싶어.”
“그럼, 한국에 가서 벽돌집 지어줄 거야?”
남편의 진취적인 모습에 앞뒤 재지도 않고 바로 설득됐다. 독일에서 찾은 삶의 방향, 그것을 ‘혼자 집 짓기’로 시작하겠다 하니 참 뚱딴지같은 말이었다. 그런데 너무 엉뚱해서 오히려 납득이 갔다면 누가 이해할까?
—「2장_떠나보면 알 거야, 나를」중에서

몇 살쯤에는 결혼해야 하고 언제까지는 아이 낳아야 하고 남들만큼 재산을 불리려면 당연히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한다는 공식에서 완전히 이탈한 우리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그랬다. 처음에는 따로 믿는 구석이 있거나 어떤 원대한 계획이 있을 거라 추측하지만 몇 마디 나눠보고는 ‘앞으로 어쩌려고’ 하며 걱정하는 것이다. 먼 미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안정적인 계획이 없던 건 사실이다. 별다른 철학이 있어서 남편 혼자 집을 짓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도시가 특별히 싫다거나 시골이 딱히 좋아서도 아니었다. 남편은 집을 지어보고 싶었고 나는 넓은 생활공간 겸 작업장이 필요했을 뿐이다. 이 돈으로 땅을 사고 집을 지으려니 시골이 적합했던 건데 사람들이 갸우뚱하게 바라보면 ‘우리가 잘못됐나?’ 하고 같이 갸우뚱해졌다.

도르래로 간신히 창호를 들어 올려 휑뎅그렁하던 구멍에 끼워 넣고 우레탄폼으로 빈틈없이 테두리를 마감하니 드디어 완전한 실내가 됐다. 거실 창을 닫자 경운기 진동이 끊기고 바람이 멈추는데 바깥과 분리된 아늑함이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우리를 향한 평가와 우려와 습기와 벌레로부터 잠시 해방감을 느꼈다. 아니,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자유를 느꼈다고 해야 정확하겠다.
—「3장_그래도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중에서

“살아온 날들 중에 요즘이 제일 좋아. 단단한 땅속에 뿌리를 깊이 박고 서 있는 기분이야.”
“전엔 어땠는데?”
“사람들이 나를 떠나갈까, 누군가로부터 버려질까, 어디론가 밀려날까 안절부절못했지. 지금은 그런 걸 붙잡기 위해 더 잘하려 애쓰거나 본심을 숨기고 억제하려는 마음이 없어.”
“단순해진 건가?”
“바깥에 시선을 둘 필요가 없어진 거지. 그 에너지를 나한테 쓰니까.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집중이 잘돼.”
“쇼핑몰이나 맛집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아, 맞다. 그것도 한몫하지.”

우리는 여전히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시골에 오기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그것들의 분량과 방향이다. 이제는 꼭 필요하고 원하는 곳을 정확히 겨냥해서 최소한만 이용한다. 숨김없이 거친 사람들, 다듬어지지 않은 대자연, 묵묵히 치열한 생태계, 땅과 하늘이 전부인 벌판, 모든 경계를 지워버린 새까만 밤, 깊은 어둠 속의 별, 폭우 뒤의 청량함. 시골은 다정하고도 혹독하게 그리고 무심하면서도 강렬하게 ‘지금’을 ‘잘’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 시골은 우리에게 스승이었다.
—「4장_시골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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