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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찾기 – 지혜사랑 시인선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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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빠 찾기 – 지혜사랑 시인선 262
저자: 김은정
출판사: 지혜(도서출판)
출간일: 12/22/2022
페이지: 152쪽
무게: 263g
크기: 130*225mm

SKU: ISBN 9791157284986 Category:

Description

[책소개]
김은정 시인의 『아빠 찾기』는 그의 첫 시집이며, ‘부성父性의 혁명과 문화적 글로벌리즘의 시학詩學’이라고 할 수가 있다.

김은정 시인에게 있어 기존의 가부장적 권위주의의 남성성과 그 아류적亞流的 성격의 남성성은 오히려 현대에 있어서 아빠의 부재不在나 결핍을 드러내는 상황으로 도드라질 따름인 듯하다.

언젠가부터 상실되고 결핍이 심화된 참다운 남성성으로서의 부권父權의 실상을 여성적 관점에서 끌밋하게 성찰해온 것이 김은정의 내력이자 시적 내공內攻으로 여겨진다.

[목차]
[NULL]

[출판사 서평]
아빠를 찾아 야생의 잠베지 강에 왔는데 여전히 아빠는 없었어요

없어서 혼자 터벅터벅 걷다가 파란 물웅덩이에 빠지고 진흙을 뒹굴다 악어한테 쫓기고 뱀을 만나 숨마저 빼앗기고/ 그렇지만 내 길은 언제나 아빠에게 물가로 이어진다는 빅토리아 폭포 소리가 또 들려왔어요

그 재주로 붉은 아까시나무 꼬투리열매를 따 먹고 다시 수천 년을 걸었나요?

신출내기 치타와 하이에나 고슴도치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춤추는 그 길에서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새의 무덤 앞에서 울기도 했나요? 사자의 포효에 두려워 떨기도 했나요?

협곡의 물안개 사이로 아빠의 증거 같은 무지개가 떠올라요 그 끝에 피어난 흰 꽃을 찾아 다시 룬데강으로 걸어요

걷고 또 걷지만. 거기에도 아빠가 없다는 것 아빠 자궁 속을 먼지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다는 것과 바람 불 때마다 마주치고 있잖아요

아빠의 딸로 태어나 아빠의 품에 안길 때까지 이 여정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나를 앞질러 가는 아빠의 시간에 대해서도 // 믿음뿐인 이 여정에서
– 전문

독특하게도 야생동물의 어린 코끼리는 엄마 찾기가 아니라 아빠 찾기다. 모성의 자애로움과 지극함을 넘어 아빠 찾기는 서사적인 로드맵을 이루는 시적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그 아빠 찾기는 지난하여 ‘진흙을 뒹굴다 악어한테 쫓기고 뱀을 만나 숨마저 빼앗기’는 간난고초를 감수해야 하는 것임에도 쉬 중단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숙명의 아우라(aura)를 지닌다. 이는 야생동물과 화자인 시인의 아빠 찾기와 중첩되고 서로 갈마들면서 모든 숨탄것들에게 거부될 수 없는 실존적 요구로 자리잡아가는 형국이다. 그런 ‘아빠의 시간’은 ‘협곡의 물안개 사이로 아빠의 증거 같은 무지개’로 다양한 변주와 실존적 색채와 동시에 요원한 이상성(理想性)으로 드리워진다.

일찍이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이 단순하게는 연인의 탈이라는 호칭을 썼지만 그 심오한 첩첩(疊疊)의 구원자로서의 다향성(多響性)의 호칭과 기능을 겸(兼)하였다. 이처럼 ‘님’이라는 호칭처럼 김은정 시인의 ‘아빠’는 세상 딜레마들에 대한 전향적인 해결사적 가능성 모두를 거느리는 현대에 있어서의 복합성(complex)의 호칭과 같은 것이다. 의인화(擬人化)된 국가의 뉘앙스를 만해가 ‘님’이라고 부르고 그 참다운 국체(國體)의 면모를 염원하여 불렀듯이 시인이 희구(希求)하는 아빠는 언제든 생환하는 미륵불(彌勒佛)이자 나사렛 예수이며 선지자 무함마드와도 같은 현실에 도래해야 마땅할 실존적 가치인 것이다.

이렇듯 김은정에게 ‘아빠’는 마땅히 당도하여 현존해야 할 지성과 영성을 두루 갖춘 현실적 치유자이자 해결사의 뉘앙스를 갖춘 신성(神性)에 버금간다.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도 하나로 이어질 뿐입니다// 아빠는 날 위해 가끔/ 대한민국 땅이었다가 파키스탄 땅이었다가/ 인더스강이었다가 한강이었다가/
모스크였다가 성당이었다가// 쌀밥이었다가 난이었다가/ 히잡이었다가 모자였다가/ 식혜였다가 짜이였다가// 맑은 날이었다가 몬순기였다가/ 라마단이었다가 별축제였다가/ 8.14일이었다가 8.15일이었다가*// 알라였다가 하느님이었다가/ 단군이었다가 부처였다가/ 코란이었다가 성경이었다가// 나는 아빠를 위해 가끔/ 구걸 소녀였다가 이방인이었다가/ 바이러스였다가 낙타였다가// 반얀나무였다가 팽나무였다가/ 그리고 가끔 나는/ 아빠의 심부름꾼이었다가 탕자였다가/ 또 아빠였다가
– 전문

좀 더 다른 차원에서 글로벌리즘을 논할 때, 우리가 경제나 문화적 유통과 거래만을 한정하지 않고 세계 인구를 거의 반분하는 남성과 여성 더 나아가 모성과 더불어 남성의 역할과 실존적 차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김은정의 시편은 그런 남녀 불평등의 투쟁적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하거나 결핍된 양성(兩性) 모두의 실존적 역할과 역량을 북돋우는 부성적(父性的) 영성(靈性)에 그 권능에 대해 간절하고 절실히 노래하고 있다.

김은정의 시인된 품성은 위축되거나 기능적으로 분배된 남성성에 대한 옹호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부성(父性)의 웅숭깊은 부활과 그 현실적이고 실존적 전개를 염원하는 문화적 글로벌리즘의 시적 개척자라 할만하다. 그러기에 그녀의 이런 시적 글로벌리즘(globalism)은 역설적이게도 부성을 우주적인 차원의 선량과 선처(善處)를 도모하고 발흥하는 모성(母性)의 그윽함을 보여준다. 서로 모성과 부성이 기존의 사회적 대치와 이념적 갈등의 국면을 뛰어넘어 서로 융통(融通)하는 새로운 차원의 인간적 통섭(統攝)의 큰 줄기를 잡아채고 있다. 접기

추천사

해외의 유적과 관광지를 유유자적 여행하면서 쓴 시는 많이 보았어도 해외에서 이방인으로 현지인들과 섞여 호흡을 나누면서 삶을 공유하는 시는 보기 드물었다. 김은정 시인에게 파키스탄은 한가한 여행지가 아니다. 시인은 그곳에 거주하면서 가난, 불평등, 차별, 폭력의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목한다. 그들과의 문화적 차이는 연민의 시선에 의해 동질성을 확보하는 데까지 이르고 한국의 한강과 파키스탄의 인더스강이 이어져 있다는 인식을 도출한다. 그야말로 글로벌 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순간을 시인은 시라는 두레박으로 자신 있게 끌어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춤추는 소녀 2」는 이 시집의 성과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가편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옷감인 비’로 옷을 지어 입고 춤추다가 죽은 소녀를 통해 놀랍게도 ‘죽어가는 내 몸을 발견’한다니! 어떤 통찰력이 시인을 꿰뚫고 갔기에 죽음도 이리 아름다울까. – 안도현 (시인)

김은정의 시편 전체를 관통하듯 호명呼名되는 ‘아빠’는 몬존해졌던 가장家長의 본래적 권위와 권능을 희구하고 회복하는 사랑의 화신(化身, incarnation)이다. 이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을 대척적으로 보지 않는 조화로운 관점에서의 남성성男性性의 회복이고 이는 가정적 혹은 전 지구적 혹은 우주적 관점에서의 역할의 회복과 기대치와 관련된다.

‘아빠는 천사’이거나 ‘아빠는 변태’처럼 다양한 형태의 아빠와 그 이미지들이 상종하는 현실 속에서 시인은 아빠의 초월적 권능을 천상으로부터 지상에 내리는 모색의 샤먼처럼 절절해진다. 즉 상실되거나 결핍됐던 지구촌 사회의 딜레마Dilemma를 받자하고 감당하는 주체적 기능과 그 복권을 기원한다. 권위주의나 파시즘적인 일방적 권력의 그늘을 걷어내고 시인이 간절히 부르는 아빠는 그 아빠의 부재不在를 통해서 아이러니하게 더 확충되고 더 그 의미가 강화되고 그 실존적 종요로움이 심화되기에 이른다. – 유종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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